손수 빚어온 40년 세월

엄마손 국수공장

김준민|

바로 옆에 붙어있는 남구로시장에 비교한다면 규모가 작다고 할 수 있는 구로시장이지만, 유명세만큼은 전혀 뒤지지 않는다. 이는 구로시장의 명성을 공고하게 하는 몇몇 가게가 존재하기 때문인데, 그중 하나인 엄마손 국수공장은 40년 넘게 국수를 만들어온 장인이 운영하는 곳이다. 서울 내에서 흔치 않게도 직접 손으로 국수를 뽑는다는 이야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엄마손 국수공장을 찾았다.



엄마손국수공장은 가게 앞에 산처럼 쌓여 있는 다양한 국수를 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일반 소면, 중면 국수와 칼국수부터 쌀국수, 옥수수국수, 콩국수, 메밀국수까지, 다양한 종류의 국수들은 저마다 다른 형태는 물론이고 알록달록한 색감이 눈을 잡아끈다. 조미료나 첨가물을 첨가하지 않고 오로지 백년초와 뽕잎, 쑥과 단호박과 같이 우리네 재료만 첨가하여 만들었기에 더욱 건강하다. 인공적인 색소를 넣지 않고도 곱디고운 색감을 자랑하는 국수들의 모습이 절로 감탄을 자아내다가,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갔을지 상상하자 소박한 모습 뒤에 어린 성실함의 무게 앞에 고개가 숙여진다.



국수 공장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곳은 크게 반죽을 만드는 곳과 면발을 뽑고 건조 작업을 하는 곳 두 곳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기다란 면으로 만들기 전에 반죽을 기계에 넣어 롤링 작업을 7~8회 반복하는데, 이 과정 자체가 면발을 더욱 쫄깃하게 만드는 비법 아닌 비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반죽을 옆으로 옮겨 면발로 뽑고, 대나무에 잘 걸려서 일정한 온도와 습도 아래 3일에 걸쳐 건조한다. 전국 어디서도 흔히 보기 힘든 수작업 국수는 수차례의 다단한 과정 끝에 비로소 탄생한다.



"정성으로 쌓은 세월"


이렇게 정성을 들여 만든 건면이 저마다의 이름을 마커로 투박하게 적은 갈색 포장지를 입으면, 진열대에 정갈하게 놓인 채 고객의 손길을 기다리는 일만이 남는다. 가게 앞 진열대에 산처럼 쌓여 있어도, 그 많은 양을 손님들이 금세 사가기 때문에 엄마손 국수공장은 부지런히 면발을 만들어낸다. 건면 외에 쫄깃함이 살아있는 생면도 손님들로부터 많이 사랑받는 품목인데, 어찌나 인기가 많은지 잠시 취재를 하는 동안에도 사장님은 잠시 쉬기도 힘들 만큼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이곳의 국수를 찾는 단골도, 납품을 원하는 가게도 많은 이유는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국수를 만들어 온 사장님에 대한 믿음 덕분이다.



우리는 종종 세상을 바꿀 한 명의 위대한 영웅을 찾고는 한다. 하지만 영웅은 사실 그리 멀리 존재하지 않는다. 엄마손 국수공장의 사장님처럼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곳에서 본인의 일에 충실하며, 그 신념을 굽히지 않은 장인들이야말로 이 세상을 묵묵히 밝혀주는 영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에디터

* 편집자: 박혜주, 이지현

김준민

정리정돈에 민감한 리뷰 수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