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함으로 마음을 이끌어내는 명가

복성원

구선아|

"중국집은 역시 짜장면이지."

"아냐. 난 중국집에 밥 먹으러 가."


보통의 경우 중국집은 짜장면이나 짬뽕을 먹으러 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부천의 오랜 맛집으로 소문난 ‘복성원’은 볶음밥 또는 잡채밥을 먹기 위해서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인다.

복성원은 매주 일요일에 쉰다. 평소에도 배달이 안되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딱 6시간만 운영하고 있다. 바로 전날 시간이 조금 늦어 5시를 넘겨 도착했더니 이미 문을 닫은 후였다. 기필코 꼭 먹어 보겠다는 오기를 가지고 다시 복성원을 찾았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복성원에 도착하기 위해 서둘렀다. 도착하니 11시 반. 다행히도 아직은 한가한 모습이었다. 가게 간판은 물론 실외와 실내는 흡사 90년대 음식점 혹은 시골 읍내를 연상하게 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가게 안은 네 개의 테이블과 두 개의 좌식 테이블만이 소박하게 배치되어 있고, 공간이 지나온 오랜 시간만큼이나 낡은 소품들이 놓여 있다.




자리를 잡고 잡채밥과 자장면을 시켰다. 그래도 중국집에 왔으니 자장면도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내 고소한 냄새가 가게 안을 뒤덮었고, 기다리는 몇 분 안 되는 시간은 억겁의 시간만큼 길게 느껴졌다. 인내심이 조금씩 바닥을 보일 무렵, 기다리던 음식이 등장했다.


"와, 정말 이게 잡채인가요? 면발이 진짜 통통하네요."

"맛있게 드세요."


여느 집 잡채밥과는 확연히 다른 면발과 모습을 하고 내 앞에 나타난 음식. 밥 위에는 정확히 반숙된 계란이 놓여 있었다. 계란을 함께 먹어보기도 하고, 잡채 본연의 맛만 느껴보기도 했다. 짜장면 면발 굵기만큼이나 굵은 잡채 면발은 쫀득하고도 부드러웠다. 간은 먹기 좋게 배어 있어 밥 한 숟가락과 함께 먹으면 많던 양이 금세 줄어들었다.

아삭한 오이와 야채가 가득 들어간 짜장면도 맛있었지만 역시나 입소문대로 잡채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밥에 집중하는 사이,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사장님, 여기 잡채밥 두 개, 볶음밥 한 개 주세요."


뒤에 테이블에 앉은 손님도, 옆 테이블에 앉은 손님도 잡채밥을 주문했고, 일행 몇몇이 볶음밥을 시켰다. 삼삼오오 고소한 냄새를 맡으며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소문대로 맛있어요."

"그래요. 나중에 또 와요."


소박하지만 오랫동안 사랑받을 만한 맛을 가진 복성원. 나이 든 부부가 오롯이 둘이서만 가게를 하다 보니 욕심부리지 않고, 본인들 힘으로 할 수 있는 만큼만 운영 중이라고 한다. 어쩌면 그 마음 덕분에 더욱 큰 사랑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오래 이 맛을 지켜주었으면.


에디터

* 편집자: 강필호, 박혜주

구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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