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그리고

카페 비썸(B.some)

송수아, 정다솜|


동네에도 유행이 있다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곳은 단연 성수동이다. 카페부터 식당, 그리고 다양한 매력 가득한 편집숍까지. 한 번도 가지 않은 사람은 없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을 정도로, 성수동은 매력적인 동네로 손꼽히고 있다.

성수동에 위치한 카페 비썸(B.some)은 이런 변화가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한다. 여타 동네와 동일한 모습으로 변해가기보다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성수동’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그들이 바라는 바다.


비썸(B.some)은 어떤 뜻인가요?

B.some은 ‘Be someone’, ‘Be something’의 줄임말입니다. 성수동에 집중하여, 이 동네가 무엇인가로 되어가는 과정에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이름에 담았습니다. 단어 자체에서 의미가 열린 느낌을 많이 받으실 텐데, 이 공간의 콘셉트나 목적을 미리 정하기보다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성수동에 오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본래 저희는 강남에 있었던 지역 브랜드 마케팅 회사인데, 조금 더 지역 안으로 파고들면서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 성수동으로 오게 되었어요. 2015년 12월에 공간이 성수동으로 이사를 왔고,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1월 경부터입니다.


직접 겪어보신 성수동은 어떤 동네인가요?

복합적인 동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에 ‘도시재생 주민기자단’을 할 때만 해도 성수동을 매력적으로 느끼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직접 이 동네에서 생활하다 보니, 상당히 매력적인 공간이구나 싶어요. 학교, 거주지, 공장, 서울숲, 소셜밸리 등 다양성이 공존하면서도 역동성이 느껴지는 동네거든요. 지금 막 변화를 시작하려는 동네기도 해서 그 변화를 지켜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고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런 변화가 걱정됩니다.




어떤 점이 걱정되시나요?

자본이 유입되면서 다른 동네와 같아지지는 않을까, 다양성이 장점인 동네인데 그 다양성이 훼손되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성수동의 변화가 회사의 생존과 직결된 부분도 있어요. 과연 우리는 이런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여기서 활동하는 대다수 상인과 회사가 겪는 문제인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카페 비썸이 자본의 유입을 잘 정제하고 필터링하는 방파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감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민들과의 교류는 자주 이루어지는 편인가요?

작년에는 커피 판매와 전시에 집중했는데, 올해는 주민과 함께 사업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지역 작가나 생활 작가, 혹은 경력이 단절된 작가에게 더 기회를 드리려고 해요. 카페 비썸을 통해 그분들이 새롭게 작가로서 전시를 진행하고 작품 활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작가와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사진 교육이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진 교육부터 전시까지, 작가에게 직접 배우며 서로 협업할 기회를 만들려고 해요. 저는 그 과정에서 행정 일을 도와드리죠. 저는 작가분들이 행정적인 업무에서 벗어나야 더 생각하고 창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은 행정적인 부담을 덜어드리는 것, 그리고 공간에 접근하기 위한 허들을 낮추어 작가들이 원활하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역 작가 혹은 경력 단절 작가의 경우 저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연령대가 높을 것 같아요.

젊은 사람들은 자기가 놀 곳을 잘 찾잖아요. 그런데 아이가 다 크거나 직장에서 시간이 남을 나이가 된 후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을 찾기가 어려워요. 카페 비썸에서는 그분들에게 다양하고 캐주얼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려 합니다.

살롱처럼 카페에서 작가들이 모여 토론하고 서로 작품을 보여주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지역 주민들도 함께 와서 작가들과 이야기하고, 그를 통해 작품 활동에 직접 참여도 해보는 소통이 일어나는 공간, 처음 기획했던 공간은 그런 공간이에요.


카페지만 사무실로도 사용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카페는 우리 회사 직원들의 업무 공간이기도 합니다. 안쪽에 사무실이 있는데, 직원들이 종종 카페에서 일하기도 합니다. 성수동에서 창업하려는 분들에게 업무 공간 혹은 문화공간으로 활용되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일종의 코워킹 스페이스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인데요, 저희도 컨설팅 회사다 보니 문화사업을 하는 1인 창업자 혹은 1인 기획자가 저희 공간에서 일하고 협업한다면 시너지가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문화기획을 전공한 것은 아니기에 문화기획 하시는 분들에게 직접 그 분야의 이야기를 듣고 그분들이 사업을 하는 데 있어 저희가 도움을 주고, 이런 구조로 이 공간이 이어갔으면 해요.



“재미가 사회를 구한다”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가 잘 맞는 직장에서 재밌게 일을 하고, 주위 사람들과 함께 삶을 재밌게 만들어가는 것이 꿈입니다. 재미있게 서로 친해지고, 파티나 전시회도 하면서 지냈으면 좋겠어요. 저 자신도 재밌었으면 좋겠고요. 일하면서도 재밌고 제가 다른 사람에게 재미있는 것도 소개해주고, 제가 바라는 건 그거예요.



에디터

* 편집자: 박혜주

송수아

suasong0307@gmail.com

정다솜

피터팬 콤플렉스를 한 꼬집 정도 가진, 방랑벽이 있는 용의주도한 와식생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