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가지 매력을 한 번에 만나다

충주시장

아는여행|

여행을 하면서 그 지역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시장을 둘러보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오랜 시간 주민들이 오가며 쌓아 올린 세월이 온전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충주 시장 역시 전통문화부터 다양한 음식, 현대의 모습 등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문화 복합시장이다.



서로 인접한 ‘자유’, ‘무학’, ‘공설’, ‘풍물’ 시장 네 곳을 아울러 충주 시장이라 부르는데, 그 크기가 웬만한 동네 규모에 달한다. 그렇다 보니 무작정 들어섰다간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여기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시장 네 곳과 그 다채로운 풍경을 감상하는 데 길잡이가 되어줄 장소들을 소개한다.



MAP


01 자유카페

ADD 충북 충주시 충인6길 16


02 순대 만두 골목

ADD 충북 충주시 공설시장길


03 삼화대장간

ADD 충북 충주시 충인1길 12


route

북적이는 시장 길 옆으로 여유로운 동네 길이 나란히 있다. 시장 길엔 잡화점, 동네 길엔 음식점이 많다.



01 시장 한복판 동네 사랑방

/ 자유카페 

  

겉에서 보면 평범한 인테리어 때문에 스쳐 지나칠 법도 한 자유카페, 그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맛있는 음료는 물론 이색적인 즐길 거리를 잔뜩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자유시장 상인회에서 만든 카페다. 탁구대, DJ 부스, 찜질방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데다 가격도 저렴해서 관광객들이 가볍게 즐기기에 제격이다. 또 시장에서 사라진 시설들이 한 공간에 생기면서 주민들도 즐겨 찾는 동네 사랑방이 된 덕에 충주의 터줏대감들에게서 시장에 관한 알찬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 충주 시장을 찾은 사람들이 자유카페부터 들르는 이유다. 신나게 탁구를 한 판 친 뒤 사우나로 땀을 빼고, DJ의 음악을 들으며 에이드로 목을 축이다 보면 이곳에 아주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ADD 충북 충주시 충인6길 16



02 구수함이 두 배가 되는 환상의 조합

/ 시래기 순댓국 

자유시장과 무학시장을 가르는 하천을 향해 걷다 보면 순대 만두 골목이 나오는데 바로 이곳에 충주 시장 맛집이 밀집해 있다. 한 곳을 고르기 어려울 정도로 순댓국집이 많지만 모두 3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만큼 어느 곳에 들어가도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푸짐하게 담긴 순대도 맛있지만, 이곳의 대표 음식은 ‘시래기 순댓국’이다. 푹 끓인 시래기의 시원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돼지고기 특유의 비린내를 잡아줘 순댓국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깊고 개운한 육수를 먼저 맛보고, 시래기를 순대에 감아 한입에 넣으면 이 낯선 만남이 조화를 이룬다는 사실에 감탄할 것이다.




ADD 충북 충주시 공설시장길



03 둘 다 맛있을 땐 같이 먹자

/ 감자만두 

골목 어귀에 순댓국과 나란히 자리한 ‘감자만두’도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다. 감자떡도 맛있고 만두도 맛있어서 둘을 섞었다는 감자만두는 제주도까지 배송할 정도로 인기다. 아무것도 섞지 않은 흰색, 쑥을 섞은 녹색, 치자를 섞은 노란색, 비트를 섞은 자주색까지 색감이 다채로워 눈길을 먼저 사로잡는다. 반짝 윤이 흐르는 만두피가 예뻐 넋 놓고 구경하고 있으면 한두 개 건네주는 인심도 만두소만큼이나 넉넉하다.



ADD 충북 충주시 공설시장길



04 시장길 끝에서 묵묵히 지킨 세월

/ 삼화대장간



충주 시장 끝엔 대장간이 하나 있다. 주변에 모여 있던 대장간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지금은 삼화대장간만이 60년째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매일같이 화덕에 불을 지피는 대장장이는 아침저녁으로 부지런히 풀무질(쇠를 녹이기 위해 화덕에 뜨거운 공기를 불어넣음)을 한다. 수백 번의 망치질과 수십 번의 담금질 끝에 만들어진 낫은 여느 기성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하고 날카롭다. 낫뿐만 아니라 호미와 도래, 부엌칼 등 장인의 손에서 탄생한 다양한 생활용품은 충주 시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색다른 기념품이다.



ADD 충북 충주시 충인1길 12



길이 끝난 곳에서 여행이 시작된다



시야를 가득 채우던 상인과 방문객의 모습이 차츰 뜸해진다. 시장을 빠져나와 한적해진 풍경을 바라보며 짧은 여행의 시간을 되돌아본다. 지도를 들고 시장을 다 누비고 나면 ‘종이 위 미처 표시되지 않은 곳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오는 길에 스쳐 지난 이름 모를 가게들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지, 앞으로의 여정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그런 기대감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지나온 길에서의 다음 한 발짝이 곧 새로운 길이다. 이 여행의 끝이 또 다른 시작이 되듯이.



에디터

* 편집자: 아는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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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여행하는 새로운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