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동네 큐레이션

제 2의 삶을 시작한 공간

해외 공간재생

흔히들 은퇴 후 삶을 두고 '제2의 삶'이라 말하곤 한다. 은퇴란 이전의 삶과는 다른 방식으로 일상을 새로이 채워나가야 하는 큰 전환점이기에, 힘을 실어주며 다독이는 의미에서 생겨난 말일 것이다. 그런데 어쩐지 건물에는 같은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 애당초 주어졌던 기능을 다 함과 더불어 풍채에도 서서히 빛이 바래면 건물은 곧바로 '퇴물' 취급을 받고 허물어지기 일쑤다. 합리성과 효율성, 편의를 가장 우선으로 여기는 현대 사회에서 오래된 건물을 부수고 새 건물을 짓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추억을 안겼을 건물이 그 기억들과 함께 주저앉고 마는 일은 안타깝다. 기억이 담긴 건물들이 좀 더 오래 우리 주변에 머물길 바라는 마음으로,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제2의 삶을 시작한 건물 세 곳을 소개한다.

01

오르세미술관, 프랑스

1900년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설립된 파리의 기차역 '오르세'. 시간이 흐르고 노선 문제로 인해 더 이상 역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자, 오르세는 기차역 특성상 다른 방식의 활용이 어려운 구조 등의 이유로 철거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시 위원회 조직을 비롯한 정부의 다양한 금전적 지원과 파리 시민의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이곳은 다시 대중에게 개방되었다. '미술관'이 되어 제2의 삶을 살게 된 것이다. 현재 오르세는 고갱, 고흐, 르누아르 등 대가들의 명작을 소장한 세계적인 미술관으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POINT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과 일반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에 힘을 얻어 미술관으로서 새 삶을 시작했다. 

*운영시간 : 화-일 09:30~18:00 
*상세주소 : 1 Rue de la Légion d'Honneur, 75007 Paris,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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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로테르담 트로피카나,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트로피카나'는 본래 공공 수영장이었다. 이후 운영 문제로 존폐의 갈림길에 섰던 이곳이 현재 모습으로 바뀔 수 있었던 데에는 사업가 '콕스'의 아이디어가 컸다. 사방 면이 통유리로 되어있는 수영장과 온실의 구조적 특성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떠올린 것. 지속가능한 도시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시 당국이 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구체화한 덕에 트로피카나는 버섯 재배 농장 및 폐기물 감축 관련 사업이 진행되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POINT
지속가능한 도시를 실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재정적, 정책적으로 적극 지원하는 지자체 덕에 혁신의 중심지가 되었다.

* 방문정보 : 투어로만 내부 관람 가능, 사전신청 필수
* 상세주소 : BlueCity, maasboulevard 100, 3063 NS Rotter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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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가소메타시티, 오스트리아

도시에 가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던 가스탱크 '가소메터'는 한때 도시 성장의 핵심 역할을 했지만, 가스 저장, 운송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그 쓸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시 당국이 가소메터를 산업 문화재로 지정하여 보호하는 한편 공간 재생 공모전을 개최하며 도약의 발판이 마련됐다. 곧 장 누벨, 힘멜블라우 등 유명 건축가들이 공모전에 참여했고, 덕분에 가소메터는 주상복합단지 '가소메타시티'로 거듭나 우수한 공간재생 사례로 꼽히고 있다. 


POINT
산업시대 유산을 보존하려는 시의 노력과 유수의 건축가가 참여한 리모델링으로 공간 재생에 성공했다.

* 방문정보 : 공원 상시 개방, 일부 시설 입장 제한
* 상세주소 : Guglgasse 6, 1110 Wien, Aust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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