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궁동은 수원 화성이 감싸고 있는 12개의 법정동을 아울러 부르는 이름이다. 200여 년 전, 이 일대는 화성 축조와 동시에 수원에서 제일가는 번화가가 되었다. 화성행궁에서 팔달문까지 이르는 행궁길도 이때 덩달아 부상했다. 그러나 1997년, 화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문화재 보호라는 명분으로 지역 개발이 엄격히 규제됐기 때문이다. 곧 상당수의 주민과 상인이 이곳을 떠났고, 동네의 급격한 쇠락은 너저분한 간판을 단 빈 점포들을 남겼다. 그러던 행궁동에 최근 변화의 기미가 보인다. 주민과 지역 예술가가 모여 벽화를 그리고 전통찻집과 공방이 공존하며 독특한 기류를 만들고 있는 것. 수원의 '인사동'을 꿈꾸며 재도약을 알린 수원 행궁길. 구석구석 실핏줄처럼 이어지는 이 길에 도는 새로운 활기가 수원 도심에 퍼지고 있다.

*법정동 : 법률(관습법)로 지정된 행정구역 단위로, 이름 그대로 법(法)으로 정(定)한 동(洞)이라는 뜻. 행정 운영의 편의를 위해 설정한 구역인 행정동과 구분됨.



01

화성행궁

행궁길 산책의 첫걸음은 화성행궁에서 시작한다. 조선 22대 임금 정조의 꿈과 효심이 가득 담긴 이곳은 그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수원으로 옮기며 건립했다. 특히 정조는 행궁을 왕권 강화 정책의 상징물이자 계획 신도시의 본부로 생각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화성행궁은 역대 행궁 가운데 규모나 기능 면에서 단연 으뜸으로 손꼽히며, 조선 성곽 건축의 백미라고 평가받는다. 현재 무예24기의 시범을 비롯한 다양한 공연과 상설 이벤트가 진행된다.

Curator’s Tip : 총 길이 5.7km의 수원화성과 시내를 편히 돌아볼 수 있는 ‘화성어차’가 있다. 순환중 코스마다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외국어 서비스도 지원된다. 시간표를 꼭 알아두자.

*상세주소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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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종로청과물시장

화성행궁 근처에 자리한 청과물시장이다. 1970년대 초반 준공되었으니 어느덧 40년 넘은 역사를 품고 있다. 농수산물 도매시장과 초대형 유통업체의 등장에 밀린 지금은 조금 초라하고 조용한 모습이지만, 1970년대의 풍경이 고스란히 살아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여전히 이곳을 지키는 상인들과 오래된 단골들이 시장을 꾸려가는 모습이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기도 한다.

Curator’s Tip :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을 더 보고 싶다면 수원천변을 따라 걸어보자. 이어지는 시장 골목 곳곳에 지금은 보기 힘든 대장간, 솜틀 집 등을 볼 수 있다.

*상세주소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7번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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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팔달문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참배하기 위해 드나들던 성곽의 남문으로, 성안의 여러 건물 중 가장 장대하고 화려하게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 본래 문의 좌우로 성벽이 연결돼 있었으나 도로 개설 등의 이유로 성벽을 헐어내어 지금은 문만 남아있다. '사방팔방으로 길이 열린다'는 의미처럼 팔달문 주변으로는 팔달문시장, 수원 영동시장, 지동시장 등 다양한 전통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Curator’s Tip : 팔달문은 도로로 빙 둘러 싸여있어 길 건너편에서 구경할 수 있다. 웅장한 팔달문 주변으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시장 구경을 떠나보자.

*상세주소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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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공방거리

남향으로 걷다 보면 개성 어린 간판과 벽화로 가득한 공방 거리가 등장한다. ‘아름다운 행궁길’이라고 불리는 이 거리에는 30여 개의 공방과 갤러리, 문화공간이 빼곡히 모여있다. 공방과 갤러리에서는 전통 공예품을 전시, 판매하며 가죽공예, 칠보공예 등을 직접 배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전통 찻집을 겸하는 곳들도 있어 공예품 구경과 다과를 함께 즐길 수 있다.

Curator’s Tip : 놓치기엔 아까운 공방 거리의 담장에도 주목하면서 걸어보자. 오래된 건물에 기와로 전통 모양을 그려내어 예스러우면서도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상세주소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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