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이라는 두 글자, 70~80년대 청춘의 상징과도 같던 이름. 당대 최신 유행과 문학, 음악, 연극 등 모든 문화 요소가 신촌의 양분을 먹고 자라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동, 종로와 더불어 강북 최고의 번화가이자 지난날 젊음과 지성이 살아숨쉬는 문화로 요동치던 신촌은, 그러나 불과 수십 년 사이 너무도 많이 변해버렸다. 극단들은 대학로로 옮겨갔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뮤직바와 록카페는 자취를 감췄으며, 서점은 사라지고 하숙촌은 공동화 현상에 시달렸다. 최후의 보루였던 대학 문화마저 홍대로 내주며 한동안 퇴색했던 신촌의 거리. 그런데 최근 이곳이 잃었던 활기를 되찾고 있다. 문화예술의 재부흥을 꿈꾸는 신세대들이 있어서다. 이들의 문학 아지트를 따라 걸어보았다.
01
홍익문고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신촌 중심가에서 60년 넘도록 명맥을 잇고 있는 지역 서점. 1947년 작은 판잣집으로 시작한 이곳은 3대째 내려오며 환갑을 맞을 동안 신촌 학문의 구심점이 되었다. 계단을 따라 한 층 한 층 올라가다 보면 여느 서점에서 느낄 수 없는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자연스럽게 배치된 책들이 편안함을 주고, 은은하게 풍기는 종이 냄새와 책장을 넘기는 백색 소음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운영시간 : 매일 09:00~21:00
*상세주소 :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2
02
미스터리 유니온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국가와 작가별로 분류된 1800여 권의 추리소설이 책장을 빼곡히 메운 추리소설 전문서점. 음식, 미술가, 박물관 등 매달 테마에 따라 서가를 꾸리고 고객에게 추리소설을 추천한다. 서가 사이사이에 주인장이 특별히 소개하고 싶어 진열해 둔 책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추리 마니아라면 소설 작법까지 배울 수 있는 강좌 '미스터리 토크'나 보름달 뜨는 날, 대여섯 명이 오붓하게 둘러앉아 함께 책을 읽는 '달밤 낭독 클럽'에 참여해 보자.
*운영시간 : 수-일 13:00~21:00
*상세주소 :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88-11
03
위트앤시니컬, 프렌테
음반레이블 '파스텔뮤직'이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 '카페파스텔' 내 자리한 독립서점들이다. 위트앤시니컬은 유희경 시인이 운영하는 시집 전문 서점으로, 여러 문학 출판사의 시집 시리즈를 볼 수 있다. Frente!(프렌테)는 독립출판물 외 에세이와 소설 등을 취급하며 LP와 음반, 문구 등을 판매하는 편집숍이다. 작가, 뮤지션과 함께 하는 독서모임이나 북토크, 시 낭독회 등이 주기적으로 열린다.
*운영시간 : 매일 12:00~23:00
*상세주소 :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역로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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